임신과 출산, 그 숭고함 너머엔.....
신도시의 특성 때문인지 우리 동네에는 임산부가 많으십니다.
그분들을 바라보노라면 몸 가누시는 게 일반사람보다 몇 갑절 힘들어 보입니다.
임신 전보다 체중도 훨씬 많이 나가시고, 몸도 편치 않으시면서도
새로 태어난 아이까지 감당해야 합니다.
저를 비롯한 남자는 그 상황을 이해하는 척은 하지만 당사자가 아닌 바에야
실감이 안 납니다.
가끔 길거리를 지나다가 한아이를 업으신 채 또 다른 갓난아이를 유모차에 태워
끌고 다니시는 임산부를 보노라면 유모차라도 대신 끌어 드리고 싶을 때가
있습니다. 아내한테 조차 제대로 해주지 못한 주제에 말입니다.ㅠ.ㅠ
출산 전후로 오시는 어머니들이 가장 많이 호소하는 증상이
허리주변과 골반부위 통증입니다.
체중의 급격한 증가와 임신 중 호르몬을 위시로 한 생리적인 변화,
부득이한 운동부족으로 인한 근력약화, 빈번하게 감당해야 할 아이의 무게 등
모성애를 바탕으로 한 어쩔 수 없는 환경들은 어머니의 전신을 옥죕니다.
임신출산과정과 관련하여 허리나 골반통증을 호소하는 이유 중 가장 연관이
깊은 병명중에 천장관절 증후군이 있습니다.
천장관절이란 엉치뼈(천골)와 엉덩이뼈(장골)가 만나는 관절로서 관절면이 얕아
어긋나기 쉬운 구조입니다.
천장관절 증후군이란 이러한 천장관절을 지지해주고 결합시켜주는 골반인대가
약해지거나 이완되어 나타나는 전반적인 통증과 관련 증상을 이르는 것입니다.
주로 엉덩방아나 교통사고 같이 골반부위에 외상을 당해 나타나고,
장시간 비뚤어져 앉는 자세의 반복 등도 원인이 됩니다.
특히 임신을 하게 되면 생리적인 현상으로 릴랙신(relaxin)이라고 하는 임신호르몬이
나오게 되는데 이것이 골반을 지지하는 여러 인대를 느슨하게 하고 불안정하게 하여
천장관절 증후군을 유발합니다.
한편 이 릴랙신이라는 호르몬은 임신이 되면서 분비되기 시작해 아기가 자랄 수 있는
공간을 확보해주고 출산 시 산도를 넓혀주는 역할을 합니다.
하지만 골반인대뿐만 아니라 동시에 손목인대 등 전반적인 관절인대와 연부조직을
느슨하게 함으로써 대수롭지 않는 작업이나 운동을 해도 쉽게 염증이나 손상을 일으켜
출산전후 어머니들의 손목관절 등 관절통증의 간접 원인으로 작용하기도 합니다.
천장관절 증후군은 척추의 버팀목이자 주춧돌인 천장관절이 어긋나면서 척추마저
불안정하게 되어 이들을 상호 지지해주는 인대나 힘줄까지도 어긋나게 하고
과도한 이완상태에 이르게 합니다.
이러한 상태는 척추자체의 후관절이나 디스크에도 무리를 주어
후관절통과 추간판탈출증 같은 디스크질환을 유발하게 됩니다.
천장관절 증후군을 일반적으로 흔히 디스크질환으로만 국한되어 진단함으로 인해
주된 원인인 천장관절에 대한 치료는 외면당하는 경향이 많습니다.
이는 MRI상에서 디스크질환과 달리 천장관절손상은 잘 나타나지 않는 것이
가장 큰 이유일 것 같습니다.
천장관절 증후군은 천장관절 인대를 위시로 한 골반인대의 이완과 손상이
주된 원인이기 때문에 물리치료 등 여타 일반적인 치료로는 완치가 대개 불가능하며
자칫 수기치료, 운동치료, 마사지는 이완된 인대의 상태를 보다 악화시킬 수 있습니다.
따라서 천장관절 증후군의 가장 적합한 치료는 손상되고 이완된 천장관절과 주변 인대를
강화시키는 수밖엔 달리 방법이 없어 보입니다.
이에 부합되는 치료로서 제가 알고 있는 유일한 방법인 인대증식치료(프로로테라피)는
수개월에서 수년 동안 고질적으로 증상을 앓아 오신 분들에게 명확한 진단 후
시행되어지면 대체로 만족할 만한 결과를 얻습니다.
더군다나 증식제로 쓰이는 주사액은 상대적으로 안정성이 높은 포도당 용액이어서
모유수유 하시는 어머니에게도 치료가 가능합니다. 이땐 국소마취제를 혼합하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한편 통증이 따르는 주사시술과 수차례 필요한 반복시술, 때론 수개월이상이 필요한
회복기간 등 치료결과를 얻기 위해선 많은 인내심이 필요하기도 하지만 마땅한 대안이 없는
이상 그래도 권장할 만한 치료라고 여겨집니다.
때론 한번의 시술로도 수년동안의 고질적인 통증이 사라지는 경우도 있습니다.
더불어 적절한 골반교정을 병행하면 보다 효율적이고 빠르게 증상을 호전시킬 수 있습니다.
천장관절 증후군 등으로 인해 틀어진 골반은 척추에 악영향을 미칠 뿐만 아니라
주변의 혈액순환장애를 초래하며 혈류정체로 인해 하반신에 노폐물을 축적시키고,
하지부종과 하체비만의 원인이 되며, 생리통을 유발하기도 합니다.
또한 근육의 움직임에도 좋지 않은 변화를 초래하여 엉덩이와 허벅지 근육의 효율을
떨어뜨리고, 특히 좌골신경이 아래 지나가는 근육인 이상근(piriformis muscle)에
연축과 염증을 유발하여 좌골신경통을 일으키기도 합니다.
허리 아프다고, 좌골신경통 있다고 다 디스크, 디스크(추간판질환)만의 문제가 아니라는
사실과 그 문제의 중심엔 천장관절의 이상이 자주 관여한다는 사실을 기억하시기를.....
그동안 생소했지만 실제 우리주변이나 출산전후 골반통증에 깊숙이 자리하고
있었던 천장관절 증후군을 인식하시고 적절한 치료로써 극복하시길 바랍니다.
임신과 출산, 그 숭고함 너머엔.....
허리와 골반 통증의 주된 원인인 천장관절 증후군이 있습니다.
숭고하다 못해 아픈..... ㅠ.ㅠ